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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개인전_친절한 인사
2008.3.29~4.17 갤러리킹
친절한 인사
바이홍 (갤러리 킹 큐레이터)
인사는 국가마다 매우 다양한 방식들로 존재한다. 그것은 다른 한편으로 문화적 차이점을 외시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글로벌화 되어 가는 오늘날의 사회 속에서 차이점은 획일성 아래 닫혀 지고, 개인은 물신화된 이데올로기의 그늘 아래 소외된 타자로 존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한국이라는 사회·문화적 특수성은 현대의 개인과 전통적인 전형 사이에 복잡 미묘한 충돌의 지점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친절한 인사>전은 이러한 문화의 한 양상으로서 인사를 둘러싼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하여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일상적으로 쉽게 접하게 되는 아파트 경비원과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를 대상으로 취한다. 이들에게서 발견된 ‘친절’이라는 행위 과정에서 보이는 어색한 부분들, 특히 어색한 웃음에 주목하며, 이에 대한 작가로서의 섬세한 관찰이 작품 전반에 드러나고 있다. 이를 위해 작가는 부분적인 아크릴과 분채를 진하게 채색함으로써 먹과의 색채 대비를 통해 어색한 웃음에 대한 이질감을 더하고 있다.
“활짝 웃는 모습도 아니고 무표정도 아닌 어색한 표정을 포착하고 이를 평면회화에서 극대화시킴으로써, 우리 현실 속에서 너무나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인 무언가 온전하지 못한 '어정쩡함, 어색함'을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위 작가 노트에서 보이듯이 작가(개인)을 둘러싼 일상으로부터 화면 가득한 인물과 그를 둘러싼 소품들은 실재를 과장되게 보이도록 한다. 그런데 거대한 실재 앞에서 막막함 보다 호기심이 발동하는 것은 작가에 의해 표현된 어색한 웃음과 소재들-모자(문양, 텍스트), 안경, 금니 등-의 낯설고 이질적인 느낌에서 기인한다. 또한 그러한 느낌은 소통의 단절, 즉 관계가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것은 개인과 사회의 관계양상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작가에 의해 표현된 인물(소품)들은 이 시대의 표상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관객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함으로써 소통의 막다른 길과 맞닿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절절하지 않다. 오히려 해학적인 표현은 그러한 충돌에서 빚어진 모순된 사회 이데올로기로부터 단절된 소통의 언어를 찾는데 더욱 용이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개인과 사회의 충돌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무언가 온전하지 못한’ 것에 문제점이 있다는 인식을 관객에게 건네주고 있다.
이렇듯 이번 <친절한 인사>전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 내재해 있는 예의의 한 부분으로서 인사가 갖는 소통의 불편한 지점들을 해학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 너머의 사회적 재문제로까지 인식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The Kind Greetings
Bye Hong (Curator, Gallery King)
Greeting takes diverse forms, varied across countries. In a way, it is a point of convergence where cultural differences are condensed and manifested. However, in current era of globalization, uniformity dominates divergence and individuals exist as alienated under the shadow of fetishized ideology. Moreover, the distinct social and cultural characteristics of Korea create complex and delicate point where individuals in modern society clash with traditional value. The exhibition “The Kind Greetings” displays, in a light and humorous way, the relationship between individual and the society surrounding the greetings, which is an aspect of the culture.
The artist targets bus drivers and security guards of apartment buildings whom people easily encounter in everyday life. Focused on awkwardness shown during the acts of ‘kindness’, especially on the awkward smiles, the delicate observation of the artist emerges in all pieces. To accomplish her purpose, the artist painted deep colors of boon-chae(oriental powdered ink) and acrylic in part, to emphasize the disparateness of awkward smile by contrasting Chinese ink with colors.
“I wanted to capture awkward looks, neither with big smiles nor expressionless, and maximize their effects in painting to illustrate ‘awkwardness’ and ‘uneasiness,’ which are somewhat incomplete and much commonly observed in our reality, through the pieces.”
As explained in the note of the artist above, people and objects from the artist’s (individual’s) everyday life, which are overflowing the pictures, exaggerate the reality. However, it generates curiosity rather than boundlessness to face the immense reality, because of the unfamiliar and disparate feeling generated by the awkward smiles and objects such as hat (pattern and text), glasses and gold tooth, expressed by the artist. That feeling is also created by the interruption of communication or the clash of relationships. The pieces also reveals the pattern of relationship between individuals and society because the persons (or object) expressed by the artist functions as representations of the current times. The paintings make the audience experience the dead-end of communication by letting them face the inevitable reality. However, it is not desperate. On the contrary, the humorous expression assists to effectively find the language to be used in communication, which is severed from the contradictive social ideology caused by those clashes. Through this, the artist does not propose a solution to the clash between the individual and the society but delivers to the audience the idea that there is a problem in ‘being somewhat incomplete.’
Therefore, the exhibition ‘The Kind Greetings’ provides the audience with the opportunity to extend the scope of recognition to all social problems by humorously showing inconvenient aspects of the greetings, which is a part of etiquette inhering in current Korean society.
March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