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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mi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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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 Whistle
Yumi Chung solo exhibition
2021.1.13(Wed) - 2.2(Tue)
Artbit Gallery

‘상상풍경(想像風景)’, 사유 이미지의 구현 _정유미의 Soft Whistle

송희경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초빙교수)

풍경, 자연과의 교감으로 형성된 서사(敍事)
자연은 인류의 삶이 시작된 이래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온 대상이자 보편의 삶을 가능케 한 환경이다.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혹은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성장 배경과 생활 반경이 천차만별인 개개인이 체험하는 자연은 다를 수밖에 없다. 지역과 시대에 따라 자연을 관조하는 방법, 바라보는 시각, 표현 방식이 변화하는 이유다. 동양 문화권에서 자연은 문학, 역사, 철학, 예술을 아우르는 인문 교양의 총체로 인식되어 왔다. 우리가 언제나 마주하는 하늘과 땅, 산과 물을 보이지 않은 순환과 질서가 내재된 삼라만상으로 본 것이다. 노자의 관점에서는 천연(天然), 천진(天眞)한 모습으로 도(道)를 드러낸 창조물이었고, 성리학의 입장에서는 인간이 본성을 찾아 즐거움을 맛보며 군자의 도리를 수행하는 인격수양의 대상이었다.

반면 서양 문화권에서 자연은 물질적 세계이자 주관과 대립되는 객관적 영역으로, 혹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리적, 지질적 환경으로 인식되었다.1 자연이 창작 범주에 영입되면서 풍경(風景, landscape)이라는 용어가 생성되었다. 지금까지도 통용되는 풍경은 그 정의가 간단하면서도 복합적이다. 단순하게는 산과 계곡, 나무와 강이라 명명되는 자연 그자체로 풀이되지만, 인간의 일상이 담긴 도시의 모든 공간들, 나아가 손에 잡히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바람, 빛, 숨결까지 모두 풍경이라 할 수 있다. 즉 하늘과 땅 아래에 펼쳐진 모든 존재가 풍경인 셈이다.

17세기 회화에서 풍경은 대기의 움직임과 시간의 변화를 담아낸, 보이는 자연 경관의 객관적인 재현(representation)이었다. 그러나 동시대 창작에서 풍경은 그것을 마주하는 주체, 즉 예술가 개인의 시선, 감성, 경험이 조합된 표출(expression)이다. 보고 느낀 대로 형성되는 것이 풍경이라고 여긴 것이다. 따라서 예술화된 풍경은 한 인간이 선별적으로 구성한 기억의 세계이자, 경험에서 파생된 또 다른 자아나 다름없다.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창작 과정에서 주체적으로 수집, 편성된 구성물이며, 감성적, 지적 인식의 집적체인 것이다.2

정유미의 ‘상상 풍경(想像 風景)’
정유미의 회화에서도 풍경은 핵심 소재다. 정유미의 풍경은 축적된 관찰과 경험을 토대로 형성된 기억에, 상상력이 더해져 형성된 ‘추상적’ 풍경이다. 작가는 이를 ‘상상풍경(想像風景)’이라 명명하였다. 단순히 시야에 들어오는 주변 경관을 수동적으로 전사한 것이 아닌, 주체적 시점과 관점을 능동적으로 시각화한 자연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유미가 정의한 상상풍경이다.

정유미가 상상풍경을 그리게 된 가장 중요한 동인은 유럽에서의 창작 활동이다. 작가는 런던(2012~2014)에서 유학 생활을 했고, 아이슬란드(2015)와 노르웨이(2016)에서 각각 3개월과 2개월씩 진행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낯선 지역에서의 체류는 낯선 자아의 발견을 초래하였다. 언어, 문화, 환경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완전한 타인으로 홀로서기를 체험하는 순간, 나의 정체성, 그동안 쌓아온 고정관념이 전복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2016년 5월부터 2개월 동안 노르웨이 서쪽 지역에 위치한 올빅(Ålvik)이라는 작은 마을에 머물면서 이전에 알지 못한 신세계를 경험하였다. 베르겐이라는 도시에서 끝없이 연결된 협곡을 거쳐 겨우 도착한 올빅은 대도시에서 나고 자란 ‘아스팔트 키드’의 상상을 초월한 대자연 그 자체였다. 이성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대상과 마주하며 모든 계획을 내려놓았다는 작가는 노르웨이의 자연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그저 온 몸으로 체험하고자 ‘걷기’와 ‘보기’를 반복하였다.

정유미의 사유 전환을 들으면 『장자』의 여러 이야기가 떠오른다. 공자는 어느 날 여량이라는 곳을 여행하다가 물길이 깊고 급류가 세어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폭포에서 한 사나이가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물에서 나와 머리를 풀어헤친 채 노래를 부르며 쉬고 있는 사나이에게 자유로이 헤엄치는 특별한 방법을 묻는다. 그러나 사나이는 “단지 본성에 따라 물의 흐름에 맡기고 내 힘을 전혀 쓰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대답한다. 온 몸에 힘을 뺀 채 거센 물살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면, 대자연과 내가 하나가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유로운 동작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또한 『장자』에서는 손발과 몸을 잊고, 귀나 눈의 작용을 물리치며, 지식을 버리고, 사물과 하나가 된 상태를 ‘좌망(坐忘)’이라고 알려준다. 변화 유전하는 도와 하나가 되어 한군데 얽매이는 일이 없고, 자유로우며, 걸림이 없는 경지가 바로 좌망이다. 좌망을 체험하려면 마음의 활동을 멈추고 일체의 잡념을 떨쳐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심재(心齋)의 단계다.3

정유미도 몸과 마음에 짊어진 인위적인 힘을 빼버리니 속도와 숫자로 평가받는 도시의 각박하고 상투적인 삶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로지 ‘나’와 ‘자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감각적 판단의 경로인 눈과 귀, 지각의 주체인 마음에 얽매이지 않고 내면의 집(心齋)을 지으니, 오롯이 나의 내면을 읽게 되었고, 그 고요함의 상태에서 나와 자연이 하나가 되는 물화(物化)를 체험하였다. 이러한 순환을 거쳐 창출된 이미지가 바로 상상풍경이다. 걷기와 보기를 반복하여 획득한 대자연에서 이런 저런 에피소드와 만났고, 이 여정에서 획득된 감각적 경험이 또 다른 감정을 파생하였다. 심리학 분야에서는 이를 ‘일화기억(逸話記憶, episodic memory)’이라고 한다. 결국 일화기억이 켜켜이 쌓여 추상적 경관인 ‘상상 풍경’이 구축된 것이다.

심상(心像), 사유의 이미지를 표출하다.
상상풍경을 제작하기 전, 정유미는 주변 사람의 반신상을 사실적으로 그린 인물화 작가였다. 평소 혼자 있을 때는 감정을 드러내지만, 막상 누군가와 만나거나 사진기 앞에서는 인위적인 웃음으로 포장하는 현대인의 속성을 초상화로 표현한 것이다. 현대인의 이중적 표정을 그린 인물화에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낯선 사람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작가의 성향도 반영되었다. 작가는 어렸을 적부터 서울에 위치한 아파트 1층에서 줄곧 살아왔다. 아파트 경비 초소와 정면으로 마주한 거실을 가리기 위해 창문에는 늘 블라인드, 커튼, 시트지가 드리워져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누군가 나의 집을 엿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다. 그 결과 정유미는 타인에 대한 이중적 심리, 즉 관심(關心, interest)’과 ‘경계심(警戒心, wariness)’에 몰두하였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막(幕, screen)’을 생각하게 되었다.

‘막(幕, screen)’이 지닌 다층적 의미는 정유미의 회화에서 세필로 묘사한 하늘하늘한 레이스 커튼으로, 공간을 분할하는 파티션으로, 전시장 천장에 매달아 아래로 드리운 버티컬 블라인드로 시각화되었다. 특히 2016년에서 2017년까지 제작된 〈The wall in the mind〉 시리즈에서는 마시멜로나 스티로폼 형태의 흰색 사각 도형을 연결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화이트 큐브는 독립된 각각의 유닛이 얼핏 한 개의 덩어리로 보이고, 매우 견고하고 탄탄할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녹아내릴 듯 연약하다. 면과 선의 경계, 직선과 곡선의 경계, 구상과 추상의 경계, 실내와 실외의 경계가 여전히 남아있는, ‘마음의 벽’이 드러난 시각물인 셈이다.

그러나 노르웨이 레지던시 프로그램 이후에 제작된 〈Whispering Mind〉(2016~2018) 시리즈에서 관심과 경계심에 위치한 막을 걷어 올릴 수 있었다. 그 막 너머로 시선을 확장하니 내면에서 들려오는 미묘한 속삭임이 들려 왔다. 삼라만상을 보고, 듣고, 밟으며 작가의 오감이 반응한 것이다. 사각형 마시멜로의 화이트 큐브는 사라지고, 부드럽고 따스한 뭉게구름과 새 깃털 형상이 연이어 생성되었다. 세상에서 얼음처럼 차갑고 딱딱하게 굳어 버린 자아가 자연 풍경 앞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린 것이다. 바로 ‘안중지산(眼中之山)’이 ‘심중지산(心中之山)’으로의 전환이다. 이렇듯 〈Whispering Mind〉 시리즈에서는 자연의 감각이 은유적으로 표현되었다. 산, 나무, 바다, 폭포를 눈에 보이는 대로 형사(形似)하지 않고, 세상 밖으로 전달하는 속삭임을 차경(借景)하여, 아름답고 신비로운 ‘심상(心像)’을 창출한 것이다.

2021년 전시에서는 〈부드러운 휘파람 Soft Whistle〉(2019~2020)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전 작품에서 일부 목격되었던 형상성이나 설명적 요소가 더욱 생략되었고, 부드러운 선과 산뜻한 색이 강조되었다. 붓질 하나 하나가 웅대한 숲을 스치는 서늘한 바람처럼 화면에 겹겹이 쌓여 예상치 못한 형상성을 드러내었다. 정유미의 창작 의도는 작품 제목에서도 나타난다. Soft Whistle, Whispering Mind, The breathing stones, White echo, Breeze 등을 보면, 작가가 청각적 요소를 중요시했음을 알 수 있다. 명쾌하고 분명하며 성량이 큰 ‘외침’이 아닌, 부드럽고, 은은하며, 조용한 ‘속삭임’과 미묘한 ‘호흡’을 그림에 담고 싶었던 것이다. 이러한 속삭임과 호흡은 상대방에게 여운과 감응을 선사한다. 그리고 정유미 풍경의 상상성을 배가시킨다. 마치 동양화의 중요한 조형요소인 여백처럼, 구체적인 묘사 없이 완벽한 이미지가 구축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정유미의 상상풍경은 기하학적이고 균질적이며 양화된 물리적 공간(space)이 아니라 그 하부에 잠재적으로 존재하면서 감각과 감정의 원초적 활력을 환기시키는 질적 공간, 즉 장소성(place)에 주목하고 있다.4

정유미 풍경의 상상성은 주요 색상인 파랑색으로 더욱 풍부해진다. 작가는 색채를 인식할 때, 지각뿐만 아니라 의식, 정서, 체험 등의 영역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았다. 색상도 언어처럼 소통의 기능과 목적을 지닌 기호(sign)라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정유미의 파랑은 외연화 된 자연의 빛이자, 고요한 마음의 상태이며, 순수한 대기의 속삭임이다. 시야에 들어온 외적 경관을 ‘차경’하고 내적으로 승화하여 파란 공간으로 마감하였기 때문이다. 질 들뢰즈가 적극 사용한 ‘사유의 이미지(Image de la pensée)’, 즉 심상(心像)의 발현이자 의경(意境)의 확립, 이것이 정유미가 파랑으로 표출한 상상풍경이 아닐까 한다.


1. 이유미, 손연아, 「동아시아·서양의 자연의 의미와 자연관 비교 분석」, 『한국과학교육학회지』 Vol.36 No.3, 한국과학교육학회, 2016, 485쪽.
2. 안소연, 「(불)가능한 풍경」, 『(불)가능한 풍경』, 플라토, 2012, 9쪽.
3. 서복관, 『중국예술정신』, 동문선, 1990, 129-158쪽.
4. 김홍중, 「문화사회학과 풍경(風景)의 문제-풍경 개념의 구성과 그 가능성에 대한 이론적 탐색」, 『사회와 이론』 6, 한국이론사회학회, 2005, 129-167쪽 참조.

Manifesting the image of thought: the imaginary landscape of Yumi Chung’s Soft Whistle

Heekyung Song(Invited Professor, College of Art and Design, Ewha Womans University)

Landscape as a narrative based on the communion with nature
Nature has always been an inseparable part of humanity, providing the environment wherein all walks of life have come to pass. As such, humanity has existed alongside or even as part of nature. However, each individual experiences nature differently based on their background and domains of livelihood. Depending on the region and era, people have contemplated, observed, and expressed nature in differing ways. In the East, nature has served as a key element or foundation in a wide range of humanities, including literature, history, philosophy, and art. The East Asian culture has long believed that the invisible law and order of the universe are inherent in the elements of nature we see every day, in the sky, the earth, the mountains, and the seas. Laozi taught that nature revealed “the way” (dao, 道) in its “raw” and “true” states (天然, 天眞). Meanwhile, Confucian scholars prescribed that people should find their true instinct in nature, delighting in the joy it offers and carrying out the moral calling of gentlemen.

On the other hand, the West viewed nature as the material world and objective domain that stands in contrast with the world of thought. Nature was often seen as a geographic or geological environment untouched by civilization.1 Creative endeavors incorporating nature led to the formation of the term, “landscape.” The use of this terminology persists to this day despite its simple yet complex meaning. In the simplest sense, landscape refers to the representation of nature such as mountains, valleys, trees, and rivers. However, even cityscapes that include the quotidian lives of people, intangible yet perceptible breezes, lights, and breath can also be considered as “landscape.” Virtually everything on earth and below the skies are in essence a part of a “landscape.”

17th century landscape paintings were objective representations of natural scenery, capturing the changes in motion and time in the environment. In contrast, landscape in contemporary art is more of an expression comprising the perspectives, emotions, and experience of the creator―i.e., the artist―who sees the scenery. The contemporary sense of “landscape” is something that one composes based on what they saw and felt. Thus landscape in an artistic sense is a world selectively composed based on one’s memories, an alter ego derived from one’s experiences. It is more than just a literal representation of nature, but rather a subjective work of creative collection and compilation, a cumulative product of emotional and intellectual processes.2

Yumi Chung’s “Imaginary Landscape”
Landcape is a key element in Yumi Chung’s paintings. Chung’s landscapes are “abstract” landscapes that augment her memories based on the cumulative observations and experience with her own imagination. Chung calls this “imaginary landscape.” Instead of passively projecting the visible scenery, imaginary landscape actively visualizes the subjective perspective. This is how Chung defines her style of “imaginary landscape.”

A key factor that prompted Chung to paint imaginary landscapes is her experience creating art in Europe. Chung studied abroad in London (2012-2014), and participated in residency programs for three months in Iceland (2015) and for two months in Norway (2016). Residing in a foreign land also had Chung discover something newly unfamiliar about herself. Her life as an alien in lands with completely different languages, culture, and environment challenged every assumption and self-identity Chung had built throughout her life prior to living abroad. In particular, her two-month stay in the little town of Ålvik in western Norway starting in May 2016 was a true eye-opener for Chung. With a seemingly endless stretch of fjords between the town and the nearest city of Bergen, Ålvik presented a grand nature for an “asphalt kid” who was born and grew up in big cities. Chung said her plans were abandoned when she was faced with the unfathomable scale of nature she discovered in Norway. Instead, she simply walked and observed repeatedly in order to fully take in the message delivered by the Norwegian nature.

Chung’s anecdote on how she came to change her mind about her creative process reminded me of several tales from Zhuangzi. One day, Confucius saw a man swimming casually by a waterfall where the currents were too strong even for the fish. When the man came out of the water to sing and relax, Confucius asked him how he managed to swim so easily. The man simply answered, “I merely leave my body to flow with the current without using my own strength at all.” The parable is a reminder on how surrendering oneself to the torrent of nature will not only allow one to become one with nature but also enable greater freedom of movement. Zhuangzi also teaches its readers to forget about one’s own limbs and body, dismiss the sensations from one’s own eyes and ears, abandon knowledge, and become one with objects. This Daoist meditation technique called “sitting in oblivion,” or zuowang (坐忘) is a state in which the practitioner becomes one with “the way,” unfettered from all obstacles. In order to experience zuowang, one must cease all activities of the mind and banish all distractions. Such effort is called “fasting of the mind,” or xinzhai (心齋).3

Likewise, when Chung put aside all artificial tension and energy brimming in her body and mind, she was able to finally escape from the ruthless yet hackneyed way of urban life which values everything based on speed and numbers. In turn, Chung could focus solely on herself and nature. Unfettering herself from extraneous sense of sight, hearing, and conscious thinking allowed her to build her own house of her mind (another definition for xinzhai, 心齋) which then enabled Chung to truly read her inner self. Amidst such placidity, Chung experienced a transformation (物化) through which she became one with nature. The resultant image of such process is Chung’s imaginary landscape. As Chung experienced nature on her hikes and observations, she accumulated various anecdotes and emotional encounters that in turn led to other secondary or tertiary emotions. Psychologists refer to such experience as episodic memory. Chung’s imaginary landscapes are the accumulation of such episodic memories that resulted in these abstract sceneries.

Expressing the image of the mind
Before the imaginary landscapes, Chung was a portrait artist who focused on the realistic depiction of her acquaintances. Chung portrayed how people today cover up their true emotions with artificial smiles in front of cameras and others, only to reveal their feelings truthfully when alone. Such portrayal of duplicity reflects Chung’s own tendencies to keep distance from strangers, as she is wary of what other people might think of her. Such concerns may be traced back to the surroundings in which Chung grew up, the ground floor of a high-rise apartment in Seoul. For the sake of privacy with her livingroom placed straight across the gate guard post of the apartment complex, Chung’s home was always covered with blinds, curtains, and sheets. Subconsciously, the artist as a child was always nervous that someone may try to peek in through the drapes. In turn, the artist as an adult focused on the two sides of the human psychology on others, i.e. “interest” and “wariness,” and the “screen” that exists between them.

Chung visualized the multi-layered meaning of the “screen” through her meticulous brushwork of airy lace curtains, partitions that cordon off spaces, and vertical blinds draped down from the ceiling of the exhibition space. In particular, The Wall in the Mind series produced from 2016 to 2017 featured white cubes composed of marshmallows and Styrofoam. While these cubes may appear to be solid, singular blocks, they are in fact fragile and literally prone to melt. The work visualizes “the screen of the mind” where the boundaries between the planes and lines, straight lines and curves, the figurative and the abstract, and the indoors and outdoors still remain.

However, Chung finally drew back the screen between “interest” and “wariness” in the Whispering Mind (2016-2018) series she created after her residency program in Norway. Expanding her horizons beyond the screen enabled Chung to hear the subtle whispers from within. Seeing, hearing, and treading upon the things of the universe had stimulated Chung’s senses. The white marshmallow cubes disappeared, giving way to soft and warm clouds and feather-like forms. The self-identity chilled and hardened by the world had thawed into softness when faced with the grandeur of nature. This marks Chung’s transition from “seeing the mountain with the eyes” (眼中之山) to “seeing the mountain in the heart” (心中之山).” As such, the Whispering Mind series features the sensations of nature through metaphors. Instead of literally representing the visible appearance of mountains, trees, sea, and waterfall, Chung borrowed from nature’s whispers to create beautiful and mysterious “images of the mind.”

In her exhibition in 2021, Chung presents her Soft Whistle (2019-2020) series. These works further omit figurative and explanatory elements compared to previous works, and emphasize soft lines and crisp colors. Chung overlays each brushstroke atop another like the chilly breeze that grazes across majestic forests, thereby revealing an unexpected form. Chung’s creative intent can be found in the titles of each work as well, with titles such as Soft Whistle, Whispering Mind, The Breathing Stones, White Echo, and Breeze indicating how much Chung valued the auditory elements. The titles suggest that Chung wished to capture soft, subtle, and quiet “whispers” and “breaths” instead of loud and clear “roars.” Such whispers and breaths leave a lasting impression and resonance in the viewers, while amplifying the imaginative nature of Chung’s landscapes. Akin to the blank spaces so aesthetically critical in traditional oriental paintings, these gentle elements enabled Chung to construct whole images without specific detailing. This suggests that Chung’s imaginary landscapes exist not in the geometric, homogeneous, and binary physical space but rather the qualitative space that revitalizes the fundamental vigor of senses and emotions, focusing on “the place” rather than “a space.”4

The imagination in Chung’s landscape grows more robust with the blue color principally used in her works. Chung believes that perception of a color involves not only the physical senses but also a complex engagement of various domains including the conscious mind, cultural sentiments, and personal experience. Like language, colors serve as signs that bear the function and purpose of communication. In that vein, the blue color in Chung’s works is an extension of nature’s light, a state of the placid heart, and the whispers of the pure atmosphere. Chung accomplished this by “borrowing” the physical scenery she captured with her eyes and processing it in her mind into a blue space. Perhaps the “image de la pensée” advocated by Gilles Deleuze, the manifestation of the “image of the mind,” or the establishment of the “artistic conception” (yijing, 意境) is precisely what Chung expresses through the blue hues of her imaginary landscape.

1. Yumi Lee and Yeona Son, “Comparison of East Asian and Western definitions and perspectives on nature” 「동아시아·서양의 자연의 의미와 자연관 비교 분석」,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Vol.36 No.3, Korean Association for Science Education, 2016, P. 485.
2. Soyeon Ahn, “(Im)possible Landscape,” (Im)possible Landscape, Plateau, 2012, P. 9.
3. Fuguan Xu, The Spirit of Chinese Art, Dongmunseon, 1990, Pp, 129-158.
4. Hongjung Kim, “The issue of cultural sociology and landscapes: the theoretical exploration of the composition of the concept of landscapes and its possibilities,” 「문화사회학과 풍경(風景)의 문제-풍경 개념의 구성과 그 가능성에 대한 이론적 탐색」, Society and Theory 『사회와 이론』 6, Korean Society for Social Theory, 2005, Pp. 129-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