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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mi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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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개인전 Whistle | 2024.3.15-4.27 | 아뜰리에 아키
자연의 촉들과 교감하다
이선영 미술평론가
정유미의 작품이 모두 하늘을 배경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계열의 푸른 바탕에 솜털 구름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형상은 가장 큰 화폭인 대자연이라는 무대와 비교된다. 아뜰리에 아키의 윈도 갤러리까지 전시된 신작 15점은 재현적 요소가 있는 상상적 풍경이다. 가령 가볍고 푹신해 보이는 형상들에도 중력감은 내재한다. 정유미의 ‘상상풍경(想像風景)’ 시리즈의 소재는 ‘바다, 섬, 바람, 물, 바 위, 산 등 작가가 실제로 경험한 자연으로 발현된 사유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여기에서 자연은 그저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촉들로 가득하다. 촉들은 원시적 동물인 섬모충부터 고등동물로 진화한 인간만의 머리털까지 여러 차원에 편재한다. 촉들은 단일한 표면이나 경계를 확장한다. 정유미의 경우 감각의 이동이 활발하다. ‘WHISTLE’이라는 전시 부제 아래 전시된 작품을 채우는 기기묘묘한 형상들에는 미세한 진동이 느껴진다. 이 진동은 색에 내재한 파동부터 바람 결에 나부끼는 선까지, 잔잔한 숨부터 휘파람 소리까지 이른다.
미세한 선으로 나타나는 형태들에는 잠재적 움직임이 있어서 변화는 자연스럽다. 바다와 하늘이 서로를 비추며 푸름을 공유하듯이, 어떤 대목은 매우 유사하다. 푸른 하늘의 흰 구름과 푸른 바다의 흰 파도가 그렇다. 작품 <바람>에서 여러 블루의 흐름과 조화는 수많은 결로 이루어진 바람을 생성한다. 그것은 관객의 상상력에 의해 더 풍부해지는 심상의 풍경이지만, 작품 <바람>은 재현적인 장면이라 해도 큰 무리가 없다. 그것은 물질과 에너지가 수렴되는 순간의 포착이기 때문일 것이다. <산들바람>은 다른 작품에 비해 색을 감축함으로써 미세한 결의 느낌을 더욱 강조한다. 화면을 가득 차지하는 하나의 형상 안에서 부는 ‘산들바람’은 동양 미학에서의 정중동이 느껴진다. 전시 작품 중에는 구름이 제목에도 들어 있는 것들이 몇 개 있다. 구름은 마치 새벽안개처럼 실제로는 서늘한 대상이지만 그 안에 내장된 수많은 털 같은 형상은 포근하게 다가온다.
특히 그것은 동물의 털과 유사한데, 하늘 위에 붕 떠 있는 털 뭉치는 그리운 대상을 떠올린다. 반려동물이나 지인이 ‘무지개다리를 건너’(죽음의 은유) 상실감에 빠져있을 때, 우연히 구름 형태에서 그 모습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하지만 그것이 과도한 감정이입에 따른 환상도 아닌 것이, 지구상에 살았던 모든 유기체는 원소로 순환하기 때문이다. 자신만큼이나 소중했던 존재가 사체가 되어 썩은 물은 바다로 흘러가 하늘로 증발하면 극소량일지라도 여기 있었던 것이 저기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다소간 비약이 있는 상상이긴 하지만, 전시된 작품들에서 보이는 변화무쌍함과 자연스러움의 공존은 관객의 상상력을 활성화한다. 미세한 털 같은 형태소에서 파생될 수 있는 형상의 잠재력이 풍부하다. 그도 그럴 것이 하늘이라는 자연 캔버스 위 털 뭉치 같은 특이한 배열은 로흐샤르 테스트처럼 관자의 심리가 투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은 고정되어 있지만, 관객은 시각적 촉각성을 발휘하여, ‘털’들을 이리저리 끌어모아 자신의 요구나 욕망이 원하는 형태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관객은 작가가 받은 영감의 산물을 토대로 다시 한번 화폭에 마음의 풍경을 투사한다. 정유미의 부드러운 화면은 ‘동양화 채색 방식으로 과슈와 아크릴 물감을 올리는 회화적 기법’의 결과로, ‘맑은 색으로 이루어진 다층의 층을 쌓아 올려 그 위에 미세하고 반복적인 터치들로 가는 선들을 채워내는’ 방식이다. 색감과 형태, 그리고 배치라는 관계를 통해 구름을 연상시키므로 구름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작품은 자연스럽다. 작품 <구름 산>과 <구름 숲>이 그렇다. 경험적으로 산은 딱딱하고 구름은 부드럽다. 그것은 땅과 하늘, 현실과 비현실의 차이만큼 벌어져 있다. 하지만 고속 열차 등을 타고 빠르게 공간을 통과하다 보면, 차창 밖으로 보이는 딱딱한 산에도 완곡한 출렁임이 드러난다. 딱딱한 것도 처음에는 부드러웠던 것이다. 시공간의 간격에 따라 단단함과 유동성은 상대적 국면일 따름이다.
화가에게 화폭은 시공간의 간격을 더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장이다. 구름은 암석의 주름이라고 할 수 있는 산의 형상과 겹친다. 수직으로 발달한 구름(積雲)은 솟아오르는 형태가 산과 유사하다. 작품 <구름 숲>에서 구름과 숲은 큰 주름을 채우는 더 미세한 주름들이 공통적이다. 우리는 숲의 녹색도 보통 ‘푸르다’고 표현한다. 이번 전시의 주요 색은 다양한 푸른색으로, ‘특정하게 지정된 색이 아닌 작가가 캔버스를 마주한 순간 즉흥적으로 형성된 색상’이다. 하지만 다양한 블루의 계열로 수렴되는 이번 전시의 작업에서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선택된 이 색이 가져왔던 오 래된 상징은 포함된다. 특히 하늘이나 그 반영상인 바다, 숲 등의 블루가 그렇다. 블루는 ‘경계가 없는 무한한 차원의 색’이라고 말하는 색채학자 에바 헬러는 “파랑은 하늘이다. 그래서 파랑은 신성한 색, 영원한 색”이라고 하면서, 인간은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는 모든 것에 블루를 결부”(<색의 유혹>)시켰고 하였다.
비슷한 맥락에서 마가레테 브룬스는 “블루는 ‘신들의 색’이다. 신들은 거대한 창공에 거주한다”고 말한다.(<여덟 가지 색으로 풀어본 색의 수수께끼>) 하지만 마가레테 브룬스의 생각 중에서 블루의 ‘상징성’보다 더 주목할 만한 대목은 블루를 제5원소와 결부시키는 대목이다. 그에 의하면, “5번째 요소에 해당하는 공간 또는 블루는 대략 서구의 정수, 즉 아리스토텔레스의 에테르에 해당”하는데, 블루는 “4원소인 불, 물, 공기, 흙의 춤 즉 우주의 유희를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바람이나 휘파람, 호흡 등이 전달되는 정유미의 블루는 이렇듯 공기가 가지는 특성을 내포한다. 정유미의 작품에서 구름 같은 이미지가 품고 있는 화이트는 빛을 머금으면서 블루 계열과 상호 작용한다. 숲과 하늘은 블루가 지닌 무한대의 계열을 하나씩 나눠 가지며 지상과 하늘을 맞붙인다. 푸른 하늘에 따로 떠 있는 도넛 형태는 상상력을 일깨운다.
누군가는 풍경에 어울리는 해와 달을, 누군가는 어떤 노랫말처럼 ‘동그라미 그리려다’ 생각난 얼굴일 수 있다. 정유미의 작품에는 두 개의 형태가 대화하는 듯한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작품 <숨 한 모금>처럼 큰 것과 작은 것의 경우 가장 원초적인 관계인 모성을 연상시킨다. 자기 안에 타자를 품는 모성적 감수성이다. 그것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나 세계라는 객체와 마주한 주체 같은 유아독존적 존재의 독백이 아니라, ‘축제와도 같은 대화적 상상력’(바흐친)을 향한다. 대화체의 제목이 많은 정유미의 작품에서 자주 나타나는 두 형태의 마주함은 다양한 관계를 떠올린다. 작품 <여기 앉아 보렴>에서 망망대해 같은 대우주에 떠 있는 한 조각 섬은 소우주와 같은 위상을 지니며, 인간 사회에서 그 소우주는 가족으로 생각된다. 작가는 인간과 대화하듯 만물과 소통하며, 작품은 그 산물이다. 작품 <기다려보자>에서 지상의 푸름과 하늘의 또 다른 푸름을 연결하는 형상이 있다.
그 실루엣을 무엇으로 상상하든 간에 그것이 인간과 연결되는 강력한 지점은 직립의 형태다. 직립으로 진화한 동물인 인간은 땅과 하늘 사이를 연결하는 존재다. 인간은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지각하며 미래를 예견한다. 그래서 인간의 역사는 자연사와 비교해서 새로움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다려 보자’라는 제목은 기다림의 연속인 인생과 관련된 보편적인 대사일 것이다. 대화체의 문장은 작품 형태소에 내재한 관계성이 내용적인 차원에서도 이루어짐을 알려준다. 부드럽고 포근한 분위기는 대개 치유와 연관된다. 정유미의 작품 형태소인 가는 선들이 만약 딱딱하다면 그것은 가시같이 상대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대화적 상상력이 투사된 풍경에는 인생에 대한 비유가 있다. 작품 <바다에도 길이 있듯이>에서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구불구불한 길은 비록 쭉 뻗은 고속도로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묵묵하게 한 길을 가는 이들의 여정을 은유한다. 대개 예술을 하는 삶이 그렇다.
정유미의 작품 형태소는 유동적이면서도 부드럽다. 작품 <기대어 쉬렴>에서 융털 이불 같은 바닥도 부드럽고 그 위에 놓인 ‘기대어 쉬는’ 두 형태의 실루엣도 부드럽다. 작가가 구사하는 조형적 언어는 촉각적 감각을 극대화한다. 촉각성은 시각보다는 더 원시적인, 또는 원초적인 감각으로, 여러 국면으로의 전환을 위한 출발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시각적 재현의 한계를 여러 감각으로 확장한다. 시각성만 고집함으로써 그림의 정체성을 찾으려던 모더니즘의 미학적 이데올로기가 ‘순 수’ 미술의 주요 문법이 되기도 하지만, 구불구불한 선으로 이루어진 광경은 시각 이외의 다양한 감각으로 슬금슬금 넘어간다. 하나의 형상이 바람, 파도, 구름, 숲, 심지어는 사람으로까지 변화하는 작품 <빛과 휘파람이 마주할 때>에서 시각과 청각 등 감각 간의 이동은 자연스럽다. 제목 속에 포함된 ‘휘파람’은 여러 높이로 파동치는 특정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그 파동은 색이자 빛이며, 동시에 소리에 공통적이다. 동양화의 기조인 이상향을 떠올리는 정유미의 풍경에서 탁 트인 원경을 향해 기기묘묘하게 펼쳐진 장소를 걷는 자의 발아래가 푹신푹신하다면 휘파람이 절로 나올 것이다. 풍경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여러 방향이다. 대개 시각적 원근법이 하나로 수렴되는 동일자의 관념을 가정한다면, 다(多)방향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타자의 존재를 암시한다. 전시 부제 ‘WHISTLE’은 “작업을 하는 과정으로부터 발현된 공(共)감각적인 심상 (心象)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공기의 미세한 진동과 온도, 촉감 나아가 내면의 움직임 등 자연으로부터 발현된 추상적 감각을 공감각적인 심상(心象)으로 풀어낸” 작품들이다. 작가는 “흘러가는 구름을 손으로 잡을 수 없고, 소리를 볼 수 없을지라도 최대한 그 감각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몰입한다. 이러한 공감각으로 느껴진 연상적 형상, 즉 마음속의 생각을 담은 사의(寫意)를 표현하기 위해 손과 붓을 즉흥적으로 움직인다”고 말한다.
Yumi Chung solo exhibition Whistle | 2024.3.15-4.27 | Atelier Aki
Communing with nature’s sense impressions
Sunyoung Lee, art critic
Not all of Yumi Chung’s artworks have the sky as a backdrop, but the different shapes recalling cottony clouds against backgrounds of various blues evoke comparisons with the biggest canvas of all: nature. The 15 new works on display throughout Atelier Aki and its window gallery are imaginative landscapes with representational elements. As light and soft as the shapes appear, they possess an intrinsic gravity. The works in Chung’s Imaginary Landscape Series are ones that “capture images of contemplation manifested through nature as the artist has actually experienced it, with the sea, islands, wind, water, rocks, and mountains.” Nature here is not a fixed object but one replete with living and moving sense impressions. These impressions can be found at various levels, from primitive ciliates to the hairs of human beings, which have evolved into higher-order animals. They expand single surfaces and boundaries. In Chung’s case, we find vigorous sensory movements. Minute vibrations can be detected in the curious shapes that fill the artwork displayed under the WHISTLE exhibition title. They range from the waves inherent in colors to lines that flutter in the wind, from serene breaths to the sounds of whistling.
Because of the potential movement in the shapes represented through delicate lines, change happens naturally. Certain aspects are quite similar, just as the sea and sky share in the blueness as they reflect each other. We see this with the white clouds in the blue sky and the white waves in the blue sea. In Wind, the flows and harmonies of different blue shades create a wind that consists of countless textures. This is a mental landscape, enriched by the viewer’s imagination, but it would not be going too far to call Wind a representational image. Perhaps this is because it captures a moment when matter and energy converge. Breeze further accentuates the sense of minute textures as it reduces the use of color in comparison with other works. The “Breeze” that flows in the single shape filling the canvas conveys a sense of the “movement within stillness” found in Eastern aesthetics. A few of the exhibition’s works include the word “cloud” in their title. In reality, clouds are chilly presences, like the early morning fog—but a warmth can be sensed in the shapes resembling countless hairs within them.
A particular similarity can be observed with the hairs found on animals. The masses of hair floating in the sky recall an object of longing. There appears to be some significance to the artist’s story about coming across the image of a pet or acquaintance in the shape of a cloud when she was left bereft by their passage “over the rainbow” (a metaphor for death). The reason we can say that this is not just a fantasy based on excessive identification is the fact that all organisms living on Earth eventually return to elements. As the body of someone we once cherished as much as ourselves decays into fluids that flow into the sea and evaporate, what once was here may now be present in the sky, if only in trace amounts. Perhaps this sounds like a flight of the imagination, but the coexistence of mutability and naturalness in the works on display energizes the viewer’s imaginings. The morphemes resembling tiny hairs offer rich potential for the deriving of shapes. Indeed, the peculiar arrangements, like masses of hair on the sky’s natural canvas, could act like a kind of Rorschach test where the viewer’s own psychology is projected.
While the painting itself is fixed, the viewer employs their visual tactility to assemble the different “hairs” and reconstruct shapes to suit their own demands and desires. Using the products of the artist’s inspiration, they project mental landscapes onto the canvas. These soft images by Chung are the products of pictorial techniques in which gouache and acrylics are applied with the coloring methods of traditional Korean painting; it is an approach where multiple layers are formed with clear colors and filled out with thin lines through delicate, repeated strokes on top. They recall clouds through the relationship among color sense, form, and arrangement, and it thus makes sense that the words would incorporate the word “cloud.” Examples of this can be seen in Cloud Mountain and Cloud Forest. Empirically, mountains are hard and clouds are soft; they are as distant as the earth and the sky or as reality and unreality. But when we pass through a space quickly on a high-speed train or other mode of transportation, we observe a gentle rippling even in the rigid mountains outside the windows. Even hard things were once soft. Rigidity and fluidity are just relative states based on temporal and spatial differences.
To Chung, the canvas is a place where those temporal and spatial differences can be adjusted into something more fluid. The clouds overlap with mountain shapes that could be described as “folds of rock.” Vertical cumulus clouds resemble mountains with their towering shapes. In Cloud Forest, the clouds and forest share the feature of more delicate folds that fill out the larger ones. In Korean, the green of forests is often referred to by the same word (pureuda) as the blue of the sea or sky. The chief colors in this exhibition are various shades along this continuum—not specifically designated colors, but colors formed spontaneously as the artist stood before her canvas. Yet the work in this exhibition, which converges on various shades of “blue,” incorporates the longstanding symbolism associated with this consciously or unconsciously selected color. This is especially true for the blues of the sky and its reflected images in the sea and forest. Color researcher Eva Heller has described blue as the color of an “infinite dimension without boundaries.” She writes, “Blue is the sky, and thus it is a sacred and eternal color,” adding that human beings have “attached blue to all things that they wished to be sustained eternally” (Wie Farben auf Gefühl und Verstand wirken).
Along similar lines, Margarete Bruns writes, “Blue is the color of the gods, who reside in the vast blue sky” (Das Rätsel Farbe). In her view, however, the focus is less on blue’s symbolism than on its association with the “fifth element”: “Space or blueness, which corresponds to the fifth element, is roughly equivalent to ‘quintessence’ in the West, or Aristotle’s ‘ether.’” Blue, she explains, “furnishes a space for the play of the cosmos—the dancing of the four elements of fire, water, air, and earth.” Conveying wind, whistling, and breathing, the blue in Yumi Chung’s work incorporates the characteristics of air. The whiteness found in her cloudlike images interacts with the different shades of blue as it absorbs light. The forest and sky each take a segment of the infinite continuum of blue, as earth and sky are brought together. Further piquing the imagination are the donut shapes that float in the blue sky.
For some people, these might be the sun and moon that one would expect to find in a landscape; for others, they could be faces that came to mind while “drawing a circle,” as the lyrics of one song put it. In Chung’s work, we often find what look to be two forms in dialogue. The pairing of larger and smaller elements, as in A Sip of Breath, evokes associations with the most primal relationship of all: the one between mother and child. This is a maternal sensibility, in which the other is harbored as part of oneself. This is not the monologue of human beings as the “lords of creation” or a solipsistic subject confronting the world as object. Instead, the orientation toward what Bakhtin described as the “festival of the dialogic imagination.” The encounters between two shapes that so often appear in Chung’s works—many of which bear titles that are conversational in tone—evoke parallels with different kinds of relationships. In Take Your Time, an island floating in a universe that resembles a vast ocean assumes the stature of a microcosm; in human society, such microcosms are conceived of in terms of the family. Chung communicates with creation as if in dialogue with a human being, and her artwork is the result of that. In Let’s Wait, a shape can be seen connecting the blue of the earth with a different blue in the sky.
Whatever we imagine that silhouette to be, the powerful element connecting it with the human being is the upright standing shape. As animals that evolved to walk on two legs, human beings are a bridge between the earth and sky; we remember the past, perceive the present, and predict the future. For this reason, human history seems oriented more toward the “new” than natural history. The title Let’s Wait may be a universal piece of dialogue that relates to human life as a succession of waits. The conversational phrase lets us know that the inherent relationship among the work’s morphemes also obtains at the level of content. Feelings of softness and warmth typically relate to healing. If the thin lines that make up Chung’s morphemes were rigid instead, they would become like wounding spines. As the dialogic imagination is projected onto the landscapes, we find analogies to human existence. In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 the winding road that disappears over the horizon may not have the same shape as the straight line of an expressway, but it stands for the journey of those silently following their path. This is typically true for the life of a practitioner of art.
The morphemes in Yumi Chung’s work are fluid and gentle. In Lean on Me, the base is as soft as a fur blanket, and the silhouettes of the two “leaning” shapes on top of it also appear soft. The aesthetic language employed by the artist heightens the sense of tactility. A more primal/primitive sense than sight, touch provides a suitable starting point for transitions into different states. The limits of visual representation are expanded into the realm of different senses. The aesthetic ideology of modernism—which sought to discover the identity of the image through a stubborn adherence to visuality alone—may serve as the chief grammar in “fine” art, but landscapes consisting of winding lines inch their way over into other senses besides vision. In The Moment Light and Whistle Meet, a single shape transforms into the wind, waves, clouds, a forest, and even a person; the shifting among senses, including sight and hearing, seems natural. The “whistle” mentioned in the title may be represented by the specific shapes that ripple like waves at various heights.
Those waves are something shared by color/light as well as sound. As Yumi Chung’s landscapes recall the ideals pursued by traditional Korean painting , the whistling may emerge on its own when the ground underfoot is soft as someone walks through a setting sprawled curiously out toward an open background. Inside this scene, sounds come from all directions. Where visual perspective typically assumes the concept of a single presence on which everything converges, the sounds from multiple directions allude to the presence of others. The exhibition title WHISTLE is an “expression of the synesthetic mental image manifested through the process of artistic creation,” where the artworks “use synesthetic mental images to express abstract sensations manifested through nature, including the minute vibrations of air, temperature, touch, and internal movements.” Chung explains, “You cannot grab a flowing cloud with your hand, you cannot see sounds, yet I immerse myself to approach those sensations as much as possible. I move my hands and brush spontaneously to produce a freehand style [xieyi(寫意)] reflecting the thoughts in mind through associative shapes perceived synesthetically.”